모빌리티계 슈퍼앱을 꿈꾸지만 어려운 쏘카의 현주소

쏘카 박재욱 대표는 2021년 12월 9일 쏘차 창립 10주년 기념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쏘카는 공유 자동차와 자전거, 주차, 기차를 연결하는 스트리밍 모빌리티 기업이 될 것이라고 공표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쏘카와 렌터카의 차이점 및 경쟁우위도 알아보았지만, 경쟁우위 만큼 중요한 것이 현재의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입니다. 과연 현재 쏘카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을까요?

장거리에 불리한 요금구조

쏘카가 시장을 넓히기 어려운 주요 이유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어찌되었든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요금입니다. 소비자에게 비싼 요금을 지불시킬 만한 브랜드나 다른 요인이 없다면 요금은 저렴할 수록 좋다. 그런데 쏘카는 유류비를 km당으로 받는다. 역사적으로 어떤 분야든 제품 또는 서비스를 많이 사용했을 때, 정률제가 정액제보다 저렴했던 경우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현재 소비자들에게는 쏘카는 단거리, 렌트카는 장거리라는 인식이 생겼습니다. 여기에 새로운 경쟁자도 생겼습니다. 바로 요금 경쟁력이 있는 중고차 렌터카 업체들이 생겨난 것입니다. 카셰어링이나 중고차 렌트카는 처음 차를 이용할 때 드는 느낌은 같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업체들이 쏘카에 큰 위협이 될 것 같습니다. 세부적인 내용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소비자에게는 선택지가 하나 더 생긴 것이고 쏘카 입장에서는 렌트와 카셰어링 중간에 있는 고객들을 뺏길 위험성이 생긴 것입니다.

적자 문제

쏘카는 현재 적자 장사 중입니다. 주요 이유는 사업의 경제성이 매우 낮습니다. 사업에 굉장히 많은 차량(유형자산)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21년 기준 유형자산이 2363억인데 이 중 차량렌탈자산이 반, 사용권 자산이 반입니다. 차량 용도에 따라서 구매를 해야되는 것과 빌려서 해야되는 것을 구분해 나름 최상의 비율을 맞춰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렌트한 차량을 렌트 해주는(?) 재밌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비용이 유형자산 구입에서만 끝난다면 그래도 매출이 성장하고 있으니 영업 레버리지에 기대어 흑자전환을 꿈꾸어 볼 수도 있겠지만 이것 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바로 차량 유지비 때문입니다. 영업비용 톱3가 차량유지비, 보험료, 감가상각비 인데 차량유지비가 약 30% 이상 차지합니다. 매출이 증가하면서 영업비용의 50% 가까이 차지하던 비중이 21년 기준 36%까지 많이 내려와서 희망이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쏘카는 "영업적자" 상태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서비스 가격이 수익이 날 만큼 높지 않다는 것인데, 여기서 쏘카가 "가격을 인상해도 현재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그만큼 가격을 올리기도 쉽지 않지요.

재무적인 문제

이것은 적자 문제에서 이어지는 것인데 바로 유동성 같은 재무적인 문제 입니다. 가장 간단하게 비교해서, 쏘카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638억이 있지만 부채는 장단기 합쳐서 약 1100억이나 있습니다. 약 300억 수준이던 장단기 차입금이 1100억 가까이 증가한 것입니다. 그리고 전환사채도 186억이 있습니다. 가지고 있는 현금으로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지만 흑자전환을 하지 못하면 주주든 은행이든 또 돈을 빌려야 하는 상황이 금방 올 것입니다. 다행이었던 것은 21년 상장하면서 약 1000억이 넘는 자금이 생긴것입니다. 하지만 흑자전환을 하지 못하면 이마저도 오래가지 못하겠지만 말입니다.

지배구조

쏘카의 지배구조를 보다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SK와 롯데렌탈이 쏘카의 주주로 있고 그 지분도 각 20.19%, 13.29%로 낮지 않다는 점입니다. 두 기업이 어떠한 목적으로 지분을 취득했는진 모르지만 경영에 참여하기엔 충분한 숫자입니다. 즉, 악의적으로 마음을 먹고 경영을 방해할 리스크도 있습니다. 쏘카의 이익과 SK나 롯데렌탈의 이익이 상충한다면 말입니다. 지분취득 목적을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딱히 믿을 수 있는 말은 아닐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박재욱 대표가 참 일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