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합리적인 가치평가(벨류에이션) 방법 - 현금흐름할인법

by 장래희망 지분 5%공시 2022. 12. 16.

가치평가를 위한 가정

가치평가(벨류에이션)를 논하려면 먼저 매년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 중 내가 지불한 가격만큼 나에게 들어온다는 전제에 동의를 해야 합니다. 어떤 기업이 매년 100만 원을 버는데 내가 1000만 원이라는 가격에 투자했다면, 비록 내 주머니에 직접 돈이 들어오진 않지만 나에게 10%의 이익이, 500만 원에 투자했다면 매년 20%의 수익을 받는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바로 현금흐름할인법이 여기서 시작합니다. 현금흐름이 나오는 자산이면 이 방법으로 자산의 가치를 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버핏이 항상 농장을 예로 들면서 강조하는 점이기도 합니다. 상가같은 경우는 수익률만큼 내 계좌로 직접 돈이 들어오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주식 같은 경우는 배당 말고는 내 계좌로 지분만큼의 이익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많이 놓치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현금흐름이 나오는 자산이라면 내가 지불한 가격만큼 수익을 얻는 것은 당연한 사실입니다.



주식을 매수하면 어떤 이익을 얻을 수 있을까

주식을 매수하면 두가지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기업에서 매년 발생되는 이익과 투자 종료 시점에 발생하는 주식의 차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상가를 구입하는 경우와 비교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A상가에서 매년 100만 원의 순이익이 발생하고 건물 가격이 1천만 원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 단, 계산 편의를 위해 공실률은 없다고 가정하겠습니다.

  • A상가를 1천만원에 산다면?
    • 매년 10%의 이익.
    • A상가의 건물가격 차익은 없음.
  • A상가를 500만원에 산다면?
    • 매년 20%의 이익.
    • A상가 건물가격 100% 차익.
  • A상가를 1500만원에 산다면?
    • 매년 6.6%의 이익
    • 마찬가지로 건물가격 -33% 손실.



주식의 적정가치란 무엇일까 - 현금흐름할인법

여기서 직면하는 문제가 "주식의 적정가치는 얼마인가"라는 것입니다. 이익에 대한 수익률은 구하기 쉽습니다. PER의 역수를 구하면 이익에 대한 수익률입니다. 그런데 주식의 적정가치는 얼마일까요? 여기서 한 가지 더 고려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앞서 상가의 예는 하나의 시점을 기준으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투자는 미래의 여러 기간에 걸쳐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해당 기업에서 미래에 이익이 얼마나 나오고 그에 따른 적정가치는 얼마인지를 구해야 합니다.

여기서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이 할인율입니다. 워런 버핏은 적정가치의 정의를 "미래현금흐름을 할인율(무위험 수익률)로 할인한 현재가치의 합"이라고 하였습니다. 표현만 보면 어렵게 느껴지지만 숫자로 풀어서 생각해보면 쉬운 방법입니다. 그리고 현금흐름이 나오는 모든 자산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할인율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화폐의 시간가치와 기회비용입니다. 화폐의 시간가치로 인해 오늘 100만 원과 1년 뒤 100만 원이 다르므로 이를 적절한 수치로 나누어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적절한 수치는 무엇일까요? 무위험 수익률입니다. 무위험 수익률이란 말 그대로 확정된 수익이기 때문에 최소한 무위험 수익률보단 높아야한다는 의미입니다. 나의 시간, 노력, 돈을 들여서 투자를 하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얻을 수 있는 무위험 수익률과 같다면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보통 무위험수익률은 보통 국채 10년물을 주로 사용합니다. 여기까지가 적정가치를 구하는데 필요한 숫자입니다.

먼저 상가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 매년 이익이 100만원이 나오는 상가가 있고 무위험 수익률을 5%라고 가정한다면,
1년후 2년후 3년후 4년후 5년후 6년후 7년후 8년후 9년후 10년후 합계
95만 91만 82만 78만 75만 71만 68만 64만 61만 58만 743만
  • 투자기간을 10년으로 잡는다면 해당 상가의 적정가치는 743만 원이 됩니다. 그리고 매수는 743만 원보다 싸게 사야 합니다. 그래야 10년 뒤부터는 모두 나의 수익이 됩니다.
  • 여기서 상가의 공실률, 금리 등이 반영되면 적정가치는 더 낮아질 것입니다. 이렇게 계산해보면 보다시피 이익이 유지되는 기업에게는 PER 기준으로 10을 주기 어렵습니다.
  • 그리고 단순 계산했을 때 나오는 1000만 원을 할인한 743만 원보다도 싸게 사야 하기 때문에 버핏이 얼마나 보수적으로 접근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느낌으로 이해해야 "주식을 사는 것은 기업을 인수하는 것과 같다."라는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말이기도 합니다. 기업의 적정가치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가와 다르게 기업은 성장을 하기 때문에 성장률을 반영해 주어야 합니다. 이제 여기서부터 머리가 아프기 시작하지만 간단하고 보수적으로 가정해보겠습니다.



현금흐름할인법

현금흐름할인법은 일반적으로 10년을 투자 종료 시점으로 계산합니다. 그리고 기업은 이익의 성장도 고려해 주어야 합니다. 따라서 A기업이 10년간 매년 100만 원 이익을 내고 할인율은 5%라고 가정한다면,

  • A기업이 매년 10%씩 성장한다면? 매년 5%(성장률 - 할인율)씩 성장하는 것과 같습니다.
1년후 2년후 3년후 4년후 5년후 6년후 7년후 8년후 9년후 10년후 합계
105만 110만 115만 120만 126만 132만 138만 145만 152만 159만 1302만
  • 적정가치(내재가치)는 1302만.
  • 매년 15%씩 성장한다고 가정하면 적정가치는 약 1752만.
  • PER 기준으로 17 정도가 됩니다. 10년 동안 매년 10%씩 성장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도 적정가치가 PER 기준으로 17이 나온다면, 그 이상의 PER에 대해서는 매수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 기간을 더 길게 잡으면 적정가치의 값은 높아지겠지만 미래를 맞출 가능성 또한 낮아질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버핏이 왜 경제적 해자를 중요시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가치에 수렴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모든 것은 결국 제자리를 찾아간다는 뜻입니다. 매월, 매년마다 무슨 일이 일어나서 주가가 오르내릴진 모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100만 원 가치가 있는 기업은 100만 원을 찾아가고 1000만 원 가치가 있는 기업은 1000만 원을 찾아간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기에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해자라고 말할 수 있는 강력한 경쟁우위가 있어야 합니다. 바르셀로나가 일시적으로 부진하여 강등위기팀에게 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리그 1,2위를 다투는 것처럼 "가치에 수렴한다"는 이런 의미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변화가 빠른 IT나 기술분야를 멀리하고 코카콜라나 질레트, 보험 같은 업종에 투자했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지금이야 나름 안정적인 IT 기업들이 많이 있지만 과거로 돌아가 버핏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코카콜라나 질레트, 시즈캔디 같은 기업들이 이익을 안정적이고 꾸준하게 추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돌고 돌아 잘 아는 것과 경제적 해자

이렇게 적다 보니 굉장히 당연한 사실이 바로 앞에 있는데 좀 더 객관적이고 특별한 방법을 찾다 빙빙 돌아온 기분입니다. 처음 현금흐름법을 배우면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가 현금흐름할인법에서 추정해야 하는 숫자들이 주관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성장률, 할인율 등 숫자가 주관적이라는 것은 인정해야 합니다. 어느 경우에나 사용할 수 있는 객관적인 숫자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투자가 어려운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불편한 사실을 인정하면 결국 내가 잘 아는 사업에 투자할 수밖에 없습니다. "잘 알아야" 한 기업의 미래를 그나마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고 "잘 아는" 분야면 어떤 기업이 경쟁력이 있고 어떤 기업이 잘하고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분야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결국 돌고 돌아 "잘 아는 것에 투자"해야 한다로 돌아오게 됩니다.

댓글